요즘 서든어택2, 바람의나라 떡밥이 핫하고 표절, 현질유도 겜만 주구장창 찍어내는 국내 게임업계를 향한 질타도 많고 해서 워록의 배틀필드 표절에 관해 써본다. 워록이 배틀필드2를 표절한걸로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정확히는 2차대전 배경으로 만들어진 배틀필드1942의 현대전 모드(MOD)인 데저트컴뱃을 표절한 것이다.


이건 그만큼 배틀필드1942의 국내 인지도가 굉장히 낮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 참고로 배틀필드2는 워록 클로즈베타 오픈하고 좀 지난 후에 출시되었다.



배틀필드시리즈의 가장 첫번째 시리즈인 배틀필드1942는 게임 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듯이 2차대전을 배경으로 제작된 EA의 밀리터리 FPS게임이다. 1942는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데저트컴뱃은 각종 모드상을 휩쓴 1942의 유명한 모드임.




서튼어택2 수류탄 투척모습



배틀필드1942에서 수류탄을 투척하는 모션을 잘 보면 왼손으로 안전핀을 뽑고 수류탄을 투척하는데 투척할때 왼손에 안전핀고리가 들려있고 던져지는 수류탄은 안전핀이 제거된 상태로 던져진다. 무려 15년전에 나온 게임도 수류탄 투척시 안전핀 뽑고 투척하는걸 구현했는데 300억 들인 서든어택2는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이해가 안간다.






표절이야기에 앞서 배틀필드1942 칭찬을 좀 해야겠음ㅋㅋㅋ

난 배틀필드1942를 참 재미나게 했다. 요즘 게임을 기준으로 보면 참 볼품없는 그래픽이지만, 순수 게임성만 본다면 배틀필드1942의 멀티플레이는 지금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생각한다. 특히 프롭기들의 전투시 고증은 꽤나 괜찮았던 편이라 과달카날이나 이오지마맵에서의 독파이팅은 정말 재미있었다. 다만 옛날 물리엔진이다보니 종종 뒤집혀서 착륙이 된다든가, 벽에 부딪히고도 안터진다든가 하는 버그는 있었지만 공중전은 정말 개꿀잼이었다.






배틀필드1942에는 스핏파이어, 스투카, BF109, 커세어, 제로센, P-51등 다양한 전투기들과 거대한 B29같은 폭격기도 등장하는데 각 전투기의 선회력, 가속도 등이 다 다르고 독파이팅중 충분한 가속이 붙지 않은 상태에서 적한테 꼬리를 내주지 않겠다고 무리하게 수직상승하거나 하면 엔진 출력이 떨어지면서 양력을 잃는 실속현상까지 구현했을 정도로 신경 많이 쓴 게임이다.



무엇보다 게임 내 존재하는 모든 비행기나 구축함, 심지어는 항공모함에 잠수함까지 탑승이 가능했고 잠수함에 탑승하면 물속에 잠수한채로 잠망경만 내놓고 어뢰를 발사할 수 있는데, 과달카날같은 맵에서 잠수함타고 적 전함 찾아다니며 침몰시키는 재미... 대잠 구축함에 탄 유저가 적 잠수함을 발견하면 기뢰를 뿌리면서 도망가느라 바쁘고...


산호섬맵처럼 육지 거점이 없는 맵에서는 병력이 항공모함에서 리스폰되기 때문에 적 항모를 격침시켜야 이기는 맵인데 고공에서 급강하폭격으로 폭탄을 항모갑판에 떨궈야하고 비행기를 못탄 항모 잔류 병력은 항모에 달린 대공포를 잡고 방어를 해야했다. 그뿐인가 항공모함을 타면 직접 항모를 조종할 수 있는데 병맛플레이 좋아하는 몇몇 유저들은 서로 항모를 찾아 해매이다 적 항모와 마주치면 박치기하는데, 그러면 항모가 기울어져서 비행기가 제대로 이륙을 못한다.


이륙중에 흔들려서 떨어지거나 부딪혀 터짐... 

그러다 갑판끼리 맞닿으면 이때부턴 개판되는데, 항모인원들은 갑판에 누워 서로를 향해 총질을 하게 되는데 항모가 계속 흔들리니 제대로 맞을리가 없다. 개런드 탄창 5개를 다 비워도 적을 못맞추게 되니 다들 상대 항모에 건너가 근접전을 펼쳤었다.






내가 배틀필드1942를 하면서 가장 대단하다고 느꼈던건 포격지원시스템이다.

정찰병(저격수)이 적들 밀집해있는 지역에 잠입해서 포격요청을 하면(쌍안경으로 포격원점을 조준한상태에서 왼클릭) 전함의 함포, 자주포, 플레처, 다련장, 박격포에 탑승하고 있는 유저에게 포격할 수 있는 시스템이 활성화된다. 산 등에 가로막혀 적이 보이지 않아도 정찰병의 포격요청을 받으면 정찰병이 쌍안경으로 조준했던 포격 시점을 통해 포격을 할 수 있다. 게다가 탄이 떨어지는 지점을 볼 수가 있기때문에 초탄을 발사한 후에 편각, 사각을 조정해서 정밀하게 폭격을 할 수 있다. 다만, 타겟 좌표를 불러준 정찰병이 생존할때까지만 유지됨... 뒤지면 포격지점을 더이상 볼 수가 없게 된다.


이 포격놀이가 꽤나 재미 있다보니 멀티에선 포격을 할 수 있는 장비는 인기가 많았다. 포격장비 타고 뒤에 짱박혀 "포격지원 준비완료"라고 계속 외치면서 정찰병들한테 타겟좀 달라던 유저들이 참 많았다.

이 모든게 1기가  남짓한 게임 용량으로 구현되었다.



다시 표절이야기로 넘어가서...




배틀필드1942는 외국에선 굉장히 흥했지만, 국내에선 EA코리아의 삽질로 극소수의 매니아들만 즐기는 마이너게임이 되어버렸다.  워록은 드림익스큐션이라는 회사가 개발을 했고 넥슨이 퍼블리싱을 맡은 게임인데, 배틀필드1942의 국내 인지도가 매우 낮은 점을 이용해 표절을 했고 이에 대해 표절의혹을 제기하는 유저들을 [악성워록음해자]라는 이유로 영구차단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워록은 배틀필드의 병과, 게임내 오브젝트등 여러 부분을 표절했고 배틀필드 이외에 외국 사진작가의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기도 했는데(위 짤 참고) 병과같은건 뭐 그렇다 치고 넥슨의 배틀필드 표절 甲은 배틀필드 데저트컴뱃의 백여개에 가까운 사운드파일을 추출하여 파일명 변경도 하지 않고 그대로 워록에 복붙했다는 점이다. 이는 배틀필드 유저들에 의해 금방 들켰고 이에 대해 표절의혹을 제기했던 유저를 영구차단하고 즉시 사운드파일명을 전부 변경했으며 추후 업데이트때 사운드효과음을 전부 교체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이에 분노한 유저들이 EA에 신고를 하기 시작했고 EA가 조사를 실시한다는 뉴스까지 떴는데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배틀필드2 출시 임박.

전세계 배필매니아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국내 매니아들도 배틀필드2가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기대를 모으고 있었다. 이때 워록은 클로즈베타기간 이었고 세세한 버그패치 외에 업데이트 없이 국내 유저들에게 인기를 얻어가던 시점.



드디어...




배틀필드2 발표!




일단 10년 전에 나온 배틀필드2의 인트로 영상을 봐보자.

이건 시네마틱영상이 아닌 실제 인게임 영상을 인트로로 사용한건데 10년 전의 게임 그래픽 치곤 상당히 고퀄이다.



10여년 전에 나온 배틀필드2는 밀리터리게임 매니아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선사해줬다.

배틀필드2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하프라이프 모드 중에 하나였던 네츄럴 셀렉션(NS)의 커맨더 모드와 흡사한 커맨더 모드(RTS의 개념을 FPS에 도입한 시스템)와 스쿼드 모드(분대 편성을 가능하게 해, 팀플레이를 극대화)를 도입해, 새로운 플레이를 가능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이다. 배틀필드2의 이 시스템은 전세계 게임평론가들이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 부분임.


솔직히 얼마전 서비스 종료한 서든어택2는 10년전에 나온 배틀필드2만도 못한 것 같다.


15년 전에 나온 1기가 조금 넘는 용량의 배틀필드1942는 점사(끊어쏘기)의 개념과 다소 부실하지만 탄도학이 적용되어 있다. 연사를 하면 반동때문에 총구가 위로 들리지만, 조준해서 단발로 쏘거나 2발~3발씩 끊어쏘면 명중률도 높았고 반동도 제어가 가능했다. 또 어썰트의 경우 조준 상태의 발사시와 그냥 발사시 탄착군이 다르게 형성될 정도로 고증에 신경을 많이 썼다. 

유튭에서 봤는데 썩은어택2 어썰트의 경우엔 벽에다가 조준해서 쏘는거랑 그냥 쏘는거랑 똑같더라.



암튼 배틀필드2 발표가 있고나서 워록의 홈페이지에는 대규모 업데이트가 있을거라는 팝업창이 뜬다.




그동안 배틀필드1942 데저트컴뱃과 똑같은 시스템으로 별다른 점 없이 운영하다가 배틀필드2 발표 이후 뜬금없이 지휘관모드와 분대플레이가 가능하도록 업데이트 할 예정이라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너무한거 아니냐는 유저들이 속출하자 자신들은 이미 오래전에 기획하고 있던 업데이트인데 배필2가 먼저 나온것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업데이트 플랜 공지 시점이 매우 구리다는게 문제다.


이후 한 유저가 배필2의 분대플레이, 지휘관모드를 너무 노골적으로 표절하는거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영구정지시켜버린다.



그래서 스카이넷이 구현되었나?

그것도 아니다.

스카이넷이라고 잠깐 등장했다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진걸로아는데 내생각엔 자기들 기술력으로는 배필2의 지휘관모드, 분대플레이의 퀄리티를 도저히 구현하지는 못하겠는데 업데이트플랜이랍시고 공지를 띄웠던 적이 있어서 야매로 잠깐 등장시켰다가 포기한거라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FPS 밀리터리게임은 밸런스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캐릭터의 능력에 영향을 주는 캐시아이템은 적어도 밀리터리 FPS게임에서만큼은 절대 도입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넥슨은 워록에서도 밸런스를 해치는 캐시아이템을 판매해서 많은 워록 유저들이 실망을 했다. 캐릭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유희용아이템이나 스킨같은걸 판매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재미있고 완성도 높은 게임은 유저들이 알아서 캐시템을 사준다.


결국 배틀필드2의 지휘관모드, 분대플레이에 큰 기대를 걸었던 유저들은 실망했고 워록은 그렇게 묻혀갔다.

정말 우리나라 게임사들 정신차려야 할 것 같다.


블리자드 개발자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게임은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들어야 재미있는 게임이 탄생한다"

참 아쉽다.



이번에 나올 배틀필드1 (1차대전배경) 소식에 매우 흥분된다.

개인적으로는 2차대전으로 나오길 바랬지만, 1차대전도 흥미롭긴 하다.

나오자마자 질러서 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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